미군, 펠로시 대만 방문 때 중국도발 대비 비상계획

입력 2022-07-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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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펠로시 대만 방문 때 중국도발 대비 비상계획
"바이든 정부, 펠로시에 대만행 위험성 막후 설득 중"
"당 대회 앞둔 정치적 민감한 시기, 中지도부 오판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내달 대만을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 일정 중 몇주 내에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며, 동행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을 초청했다고 전했다. 성사된다면 25년만에 미 하원의장의 첫 대만 방문이 된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시 중국이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항공기를 공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각종 사고나 실수, 오해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국방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병력과 군사자산의 움직임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전투기, 선박, 감시자산, 기타 군사체계 등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 비행과 대만 체류 기간 보호 목적으로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도 미 고위 인사가 해외를 방문할 때는 보호조치가 강화되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시에는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안전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들은 펠로시 의장과 그 항공기 주변에 완충지대의 조성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 공중에서든 지상에서든 어떠한 일에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군은 근처에 구조 능력을 갖추고 이미 이 지역에 배치된 선박에 헬리콥터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펠로시 의장 탑승 비행기 주변에서 중국 항공기가 요격 활동을 하거나 무력 시위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려를 낳고 있어 미국 항공기와 다른 군사자산이 인근을 인근에 배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명시적으로 말리지는 못하지만, 그 위험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은밀히 노력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막후에서 펠로시 의장과 그 팀을 만나 대만 방문의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작업을 해왔다.
국방부 당국자들은 지난주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과 이 지역을 둘러싼 긴장에 대해 브리핑을 제공하고 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들이 말했다. 백악관 당국자들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2년 만에 최악의 경제 성적을 발표한데다, 올가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와 차기 중국 지도부의 면면을 결정하는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3연임도 이례적인데다, 앞으로 몇 주간 공산당 관료들은 당대회 개최 정지작업을 하면서 지도부에 힘을 과시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또 중국 지도부가 미국 내 정치적 역학관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정부 당국자의 방문으로 혼동, 오해함으로써 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대만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한다고 한 당국자가 CNN에 말했다.
다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보다는 중국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비행을 늘림으로써 무력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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