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펠로시 아시아 순방 공식 일정에 아직 포함안돼"
깅그리치 "대만 가야…물러나면 매우 위험한 신호 될 것"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과 공화당 간사에 대만에 함께 가자고 요청하면서 방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27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에 펠로시 의장이 자신과 하원 외교위원장인 민주당 그레고리 믹스 의원에게 대만 일정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놓고 중국은 군사적 대응까지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우려하는 뜻을 내비친 터다.
매콜 의원은 8월 휴회기 때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구체적인 대만 방문 일정은 확인하지 않으면서 사전에 잡힌 다른 일정과 겹쳐 동행 요청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의원이라도 방문을 희망하면 가야 한다. 그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에 정치적 억지력을 보이는 일"이라면서도 "이 일이 역풍을 초래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펠로시 의장은 군(의 의견)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 펠로시 하원의장이 8월 대만 방문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 측은 경호 등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방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군에서는 좋은 생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난색을 표했다.
미 정부는 올가을이 시 주석의 3연임 여부 등을 결정하는 제20차 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라는 점 등을 들어 펠로시 의장을 상대로 막후에서 대만 방문의 위험성을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로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폐지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 대상국에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는 확정됐지만 대만은 아직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28일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의 위협에 미국이 굴복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져 대만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펠로시 의장 개인으로서도 대만 방문은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1991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게'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구금됐던 미국 의원 중 한 명이다.
이후에도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유치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주요 국면마다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을 앞장서 압박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성사된다면 1997년 민주당 빌 클린턴 행정부 뉴트 깅그리치(공화당) 당시 하원의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찾은 이후 25년 만에 첫 현직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이다.
깅그리치 전 의원은 27일 AP통신에 "그(펠로시)는 절대로 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톈안먼 광장 이후 항상 매우 강한 입장이었다"며 "그가 물러선다면 대만에 막대한 타격이 될 것이고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달래려 시도하는 매우 위험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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