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 회계연도 성장률 4.25%→3.75%…2022∼2023년 3% 성장 전망
재무장관 "소비자물가 연말에는 7% 넘을 듯"…전 정부 '빅 배스' 시선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을 맞고 있는 호주가 올해와 내년, 후년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씩 낮췄다.
28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과 호주 ABC 등에 따르면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런 내용의 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발표한다.
사전에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2021∼2022 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의 경제 성장률이 3.75%를 기록,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치(4.25%)보다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2∼2023 회계연도와 2023∼2024 회계연도의 성장률 전망치도 3%와 2%로 내놔 기존 전망치보다 0.5%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남반구인 호주는 겨울철인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를 회계연도로 설정해 각종 경제 수치를 발표한다.
이처럼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은 고물가와 이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 때문이다.
호주의 지난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1%를 기록,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머스 장관은 올해 말에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고물가 현상에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1%에서 1.35%로 1.25%포인트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호주 중앙은행이 8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등 계속해서 인상 기조를 이어가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6%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차머스 장관은 "고물가 현상이 결국에는 완화되겠지만 한순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높은 금리와 전 세계 경기 둔화가 호주의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를 부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일종의 '빅 배스(Big Bath)' 전략이라는 시선도 있다.
빅 배스는 경영학 용어로 회계적으로 새로운 경영진이 이전 경영진의 부실을 모두 털어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전임자에 떠넘기고 자신은 열매를 챙기는 전략이다.
이전 전망치는 전 정부였던 스콧 모리슨 총리 시절 발표한 것이고 이번 전망치는 지난 5월 선거에서 새로 집권한 앤서니 앨버니지 정권에서 내놓은 수치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뒤 이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차머스 장관도 연설문에서 "전망치는 완벽하지 않고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선거 전에 전망한 것과 비교해 새 정부가 경제 상황을 더 잘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