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인 부동산 개발업계의 유동성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대규모 구제금융에 나선다고 로이터 통신이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금난을 겪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1조 위안(약 193조원)에 달하는 대출을 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종잣돈 2천억 위안(약 38조6천억원)을 국유은행들에 연리 1.75%로 싸게 내주면, 은행들이 각자 보유한 자금을 보태 5배까지 불려 건설업계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지원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의 장기침체가 국가 전체의 경기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이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해 강력한 봉쇄령이 내려진 2020년 2분기 후 최저치였다.
이번 조치에는 전반적 경기부양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업계의 대규모 부도나 사회불안을 막는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건설업체들은 앞선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호황에 무리하게 대출받아 사업을 확장하다 중국 당국이 대출 억제 등 각종 규제를 가하자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다수 부동산개발업체가 채무불이행 위험에 직면했고 곳곳에서 아파트 공사가 중단돼 주택구매자 수백만 명은 입주 지연 등으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번 대책은 부채가 많은 건설업체가 수익을 올려 채무를 상환할 수 있어야 실질적 효과를 볼 것이라고 지적한다.
홍콩 항셍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 왕단은 "완공되지 않은 주택건설 프로젝트 중 많은 수가 이미 팔렸거나 판매나 임차가 잘 이뤄지지 않는 저개발 도시에 있다"며 "그 때문에 손실 없이 구제금융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의 수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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