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육지에서…미국행 이민자들 사망 잇따라(종합)

입력 2022-07-29 05:58  

바다에서 육지에서…미국행 이민자들 사망 잇따라(종합)
푸에르토리코 바다서 5명 익사…베네수인 13명 교통사고로 숨져


(로스앤젤레스·멕시코시티=연합뉴스) 정윤섭 고미혜 특파원 = 미국으로 가려던 중남미 등 출신의 이민자들이 바다와 육지에서 잇따라 숨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인근 해역에서는 밀입국자 5명이 익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밀입국 알선업자는 이날 푸에르토리코 서쪽의 무인도인 모나섬 해역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강제로 하선시켰고 이 과정에서 5명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해안경비대는 밀입국자들을 태운 보트에서 미성년자 2명을 포함해 남성 41명과 여성 25명 등 모두 66명을 구조했다.
사망자와 구조된 밀입국자들의 국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모나섬은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 사이에 있으며 밀입국 알선업체들은 이 무인도에 불법 이민자들을 하선시킨다고 푸에르토리코 당국은 설명했다.
중미 니카라과에선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절벽 아래로 추락하며 베네수엘라인들 10여 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이날 니카라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저녁 발생한 사고로 지금까지 16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했는데,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14명 중 13명이 베네수엘라 국적자였다.
니카라과는 자국의 경제난 등을 피해 미국 등으로 가려는 베네수엘라인들이 주로 통과하는 지역이다.
지난해까진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로 간 후 미·멕시코 국경을 넘곤 했는데, 올해부터 멕시코가 베네수엘라인에 입국 비자를 요구하면서 중미 다른 나라들을 거쳐 육로로 이동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미주기구(OAS) 이민 문제 담당 위원인 다비드 스몰란스키는 트위터로 이번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또 하나의 이민자 비극"이라며 이들이 미국에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바다와 육지를 통해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이민자들이 모두 늘어나면서 인명 사고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 푸에르토리코에서 익사한 이민자들처럼 밀입국 알선업자들이 돈만 받아 챙긴 채 이민자들을 방치하면서 벌어지는 비극도 잇따른다.
지난달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선 '찜통' 트레일러에 갇혀 있던 53명이 질식사하기도 했다.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주의 한 고속도로에서도 전날 밤 98명의 이민자를 태운 트럭이 버려진 채 발견됐다.
이 중 일부는 질식과 외상 등으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멕시코 언론들은 전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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