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달러 대체할 결제 통화도 논의 중"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가 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생산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대금을 러시아 은행 계좌로 지불하도록 요청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자인 '사할린에너지'는 LNG 구매자들에게 대금 결제 은행을 러시아 은행으로 변경하는 것을 비롯해 기업 명칭과 위치 등 계약 변경에 요구되는 사항을 통보했다.
다만 결제 통화나 구매량, 가격 등에 대한 계약 조건은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할린에너지가 구매 대금 결제를 기존 미국 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 통화로 대체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한국 원화 등이 대체 결제 통화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령은 사할린에너지의 권리와 자산 등을 인수할 새로운 러시아 법인을 만든 뒤 기존 외국 투자자들의 지분 인수 가능 여부를 심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두고 러시아 정부가 서방 제재 대응 차원에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외국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기 위해 해당 법령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할린에너지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을 비롯해 영국 석유기업 셸, 일본의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새 법인이 언제쯤 설립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연료 부족과 치솟는 에너지 가격 등과 씨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측의 이러한 조치는 중요한 연료 공급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사할린에너지와 러시아 정부에 이번 조치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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