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대부분 농부"…논밭서 일하거나 나무 아래서 비 피하다 희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몬순 우기가 한창인 인도 북부에서 낙뢰 사고가 이어지면서 최근 7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9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A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와 비하르주의 최근 며칠간 낙뢰 사고 사망자 수는 각각 49명과 26명으로 집계됐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카우샴비 지역에서는 지난 26일 가족 4명 등 여러 명이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다가 벼락에 희생됐다.
낙뢰 희생자가 늘자 주 당국은 뇌우 시 대처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공지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대변인인 시시르 싱은 "사람들이 홍수 관련 사고보다는 낙뢰로 더 많이 숨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근 비하르주에서도 최근 낙뢰로 인해 26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국영 올인디아라디오(AIR)가 27일 보도했다.
주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은 농부로 논밭에서 일하다가 벼락을 맞았다"고 말했다.
비하르주에서는 지난달에도 거의 40명이 낙뢰로 숨졌다.
인도에서는 시골을 중심으로 해마다 많은 이들이 낙뢰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AP통신이 인도낙뢰예방운동 단체의 통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난 4월 이후 750명이 낙뢰 사고로 숨졌다.
또다른 당국 통계에 따르면 2019∼2020 회계연도(해마다 4월에 시작)에만 인도에서 1천771명이 벼락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서부 라자스탄주 자이푸르 인근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던 이들에게 벼락이 떨어져 이 가운데 11명 이상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낙뢰 사고 빈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니타 나라인 인도 과학환경센터장은 "섭씨 1도가 오를 경우 번개 수는 12배 더 증가한다"며 삼림 파괴, 수자원 고갈, 대기오염 등이 모두 기후 변화와 더 잦은 벼락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에서는 매년 6월부터 남동부 지역에서 몬순 우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올해는 인도 동북부 등의 경우 이보다 이른 5월부터 호우가 시작됐고 파키스탄의 폭우 강도도 예년보다 훨씬 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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