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가 2년 만에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빅테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강한 실적이 증시를 밀어올렸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5.50포인트(0.97%) 오른 32,845.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7.86포인트(1.42%) 상승한 4,130.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8.10포인트(1.88%) 상승한 12,390.6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0.75%포인트 인상한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자이언트스텝과 이튿날 2분기 마이너스 성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에 베팅하며 반등세를 이끌고 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다우 지수는 6.7%, S&P 500 지수는 9.1%, 나스닥 지수는 12.4%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다우와 S&P 500 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나스닥 지수는 2020년 4월 이후 각각 최대폭 월간 상승률이다.
52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던 뉴욕증시가 7월 반전을 연출한 원동력으로 시장 기대를 뛰어넘은 기업들의 2분기 호실적을 빼놓을 수 없다.
전날 장 마감 후 월가 전망치를 상회한 실적을 내놓은 '대장주' 애플과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예상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한 아마존이 이날 전반적인 투자 심리에 훈풍을 몰고 왔다. 아마존은 10.4% 급등했고 애플도 3.3% 올랐다.
미국의 '석유 공룡' 엑손모빌과 셰브론도 이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힘입어 각각 4.6%, 8.9% 상승 마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 결과 이날까지 절반 이상의 S&P 500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2%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로 알려진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8%, 전월보다 1.0% 각각 올라 40여년 만에 최대폭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음에도 달아오른 투자 심리를 식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물가와 고용 등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다시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은행 베어드의 투자전략 애널리스트인 로스 메이필드는 CNBC방송에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랠리가 충분히 펼쳐질 만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것은 결국 베어마켓 랠리(장기 하락장에서 주가가 단기 반등하는 현상)로 드러날 수도 있다. 장기 약세장 동안 이런 일은 흔하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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