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의 한 유명 유튜버가 한국을 방문했다.
구독자 3천910만 명의 루이시토 코무니카(Luisito Comunica)로,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은 흥미로운 콘텐츠들로 스페인어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롱런하고 있는 유튜버다.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기사화되는 유명 인사기도 하다.
이번 한국 여행 영상도 모두 백만 단위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여느 외국인 관광객처럼 한복을 입고 경복궁 나들이를 하고, 비무장지대(DMZ)와 부산을 여행하고, 여러 종류의 라면과 과자를 맛보고, 다양한 이색 영화관도 소개한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기 떄문에 다소 부정확한 내용도 일부 있지만 대체로 한국의 다채로운 면모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인 콘텐츠와도 거리가 멀다.
루이시토 코무니카는 열린 마음으로 한국을 즐기고, 한국의 낯선 문물과 기술 발전 수준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올라온 영상 중에 하나 부정적인 느낌의 영상이 있는데, 바로 루이시토가 한국의 클럽 문화 탐방을 '시도'한 영상이다.
그는 강남과 홍대의 클럽 몇 군데를 방문하지만 일부에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곳들에선 30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그의 출입을 막았다.
1991년생인 그는 결국 클럽 탐방에 실패했고, 후에 인스타그램에 "30세 이상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라는 글과 함께 노인의 모습으로 합성한 자조적인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셀럽' 루이시토 코무니케가 한국 클럽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사실은 멕시코를 비롯한 스페인어권 여러 언론에서 다뤄졌다.
클럽 출입의 하한 연령은 있어도 상한 연령은 없는 대부분의 나라에선 적잖이 충격적인 소식인 듯했다.
영상 댓글엔 한국의 폐쇄성에 대한 재한 외국인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멕시코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86%(해외문화홍보원 2021 국가 이미지 조사)로 높은 국가인데, 이 영상을 보니 한국에 가고 싶지 않아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많은 이들이 우리가 이방인에게 어떻게 비칠지를 궁금해한다.
외국서 한식당을 차리고 거리에서 공연하는 예능이 꾸준히 사랑받고, 외국인들의 한식 반응 등을 담은 유튜브가 인기를 끄는 것도 그 방증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만의 경우도 아니다. 자신들의 나라는 어떤지, 음식은 마음에 드는지 등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하는 단골 질문이다.
그러나 한국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국뽕' 예능이나 유튜브만으로는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을 제대로 알 수 없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담은 콘텐츠를 한국인들에게 내보여 욕받이를 자처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우리 사회가 나이에 얼마나 엄격했는지, 그 속에서 그동안 얼마나 둔감해져 왔는지 멕시코 유튜버의 한국 방문기를 보며 새삼 깨닫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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