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판매로 보는 대선 민심?…브라질서 길거리 여론조사 화제

입력 2022-08-01 00:25  

수건 판매로 보는 대선 민심?…브라질서 길거리 여론조사 화제
노점서 보우소나루·룰라 수건 판매량 집계하며 경쟁심 부추겨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브라질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대로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수건이 걸린 노점이 등장했다.
옆에 걸린 작은 칠판에는 '보우소나루 28', '룰라 168'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다.
최근 브라질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수건 여론조사'다.
오는 10월 2일 치러지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는 좌파 룰라와 극우 보우소나루, 두 전·현직 대통령의 2파전이다.
여론조사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줄곧 10%포인트 안팎으로 앞서고 있는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와 지지자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두 후보 지지자들 간의 치열한 경쟁 심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길거리 수건 여론조서다.
각 후보의 얼굴이 새겨진 수건을 판매하고 그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해 후보 지지자들의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발한 판매 아이디어는 전국으로 퍼졌고, '다타토알랴'(Datatoalha)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상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다타토알랴는 브라질의 가장 유명한 설문조사 기관인 '다타폴랴'(Datafolha)를 패러디한 것으로, '토알랴'는 포르투갈어로 수건을 가리킨다.
30일(현지시간)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이렇게 수건을 팔고 있는 페르난두 로페스(32살)는 룰라 수건이 6배 더 팔린 현황판을 가리키며 행인들에게 "보우소나루가 지고 있잖아요! (수건을 사서) 도와주세요"라고 외쳤다.
그는 "대선 후보 수건을 판 지는 몇 달 됐는데, 사람들이 자꾸 와서 어느 후보 수건이 더 많이 팔렸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친구와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집계를 시작했다는 로페스는 "다타토알랴 전략으로 매출이 300% 가까이 증가했다"며 대선 직전까지 계속 수치를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황판 인증샷을 찍는 행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룰라 전 대통령의 수건을 구매한 카시우 단타스(31)는 "시대를 간파한 천재적인 아이디어"라며 웃었다.
kjy32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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