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실내 온도 27도 아래로 설정 금지…내년 11월 1일까지 유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빚어진 에너지 대란에 맞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긴급 조치를 마련했다.
테레사 리베라 친환경전환부 장관은 마드리드에서 각료 회의를 마치고 1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실내 냉난방 제한 등을 담은 조치를 발표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물론 쇼핑몰, 영화관, 직장, 호텔, 기차역, 공항 등에서 실내 온도를 여름철에는 27도보다 낮게, 겨울철에는 19도보다 높게 설정하지 않아야 한다.
자동 냉·난방 시스템을 갖춘 상점과 사업장에서는 문을 닫아야 하고, 오후 10시가 넘으면 사용하지 않는 사무실과 상점 유리창, 기념물 조명을 끄도록 했다.
1주일의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하는 이번 조치는 2023년 11월 1일까지 유지된다.
리베라 장관은 이번 조치가 "위급한 상황"에 필요한 첫 번째 패키지라며 "유럽은 스페인의 도움이 필요하고, 지금은 연대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산체스 페드로 총리는 지난달 29일 에너지 절약을 위한 긴급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하며, 넥타이를 착용하지 말자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러시아가 독일 등을 통해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올겨울 자발적으로 천연가스 수요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독일 북부 도시 하노버는 공공건물과 수영장, 스포츠센터, 체육관 등에서 샤워할 때 온수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베를린은 200여개 역사 기념물과 시청 건물을 비추던 조명을 껐다.
프랑스도 냉·난방기를 틀어놓은 상점의 문을 닫아야 하고, 공항과 기차역을 제외한 곳에서 심야 조명 광고를 금지하는 등 에너지 절약 방안을 담은 법령을 마련하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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