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 수출을 승인하면서 이란 견제에 나섰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는 30억달러(3조9천억원) 어치의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UAE에는 22억달러(2조9천억원)에 달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각각 수출할 예정이다.
두 나라 모두 최근 수개월간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로켓 공격에 시달려 왔다.
이같은 무기 계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동을 방문해 사우디에서 여러 지역 정상을 만나고 온 뒤 이뤄진 것이라고 AP통신은 짚었다.
미국은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사우디 등 산유국에 석유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 승인을 안내하는 의회 보고서에서 "이번 무기 승인은 사우디가 부족해지는 패트리엇 GEM-T 미사일을 보충하도록 함으로써 후티 반군의 무인기와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UAE 무기 수출 승인에 대해선 "중동의 중요한 파트너의 안보를 향상함으로써 미국의 외교 정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까지만 해도 두 나라가 예멘 내전에 관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요 무기 수출을 막았다.
이번에 수출 승인이 떨어진 무기는 방어용이지만 이런 점에서 의회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AP는 전망했다.
미국이 두 국가에 무기 수출을 승인하고 나선 것은 중동 산유국의 석유 증산을 위한 유화적 태도를 취한 것뿐만 아니라 이란과 척지고 있는 이들 국가를 지원함으로써 이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복안으로도 해석된다.
미국은 최근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난항을 겪자 이란의 석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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