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간 러시아 외무장관 "군정의 내부 안정 노력 지지"

입력 2022-08-03 16:46  

미얀마 간 러시아 외무장관 "군정의 내부 안정 노력 지지"
라브로프 "펠로시 대만 방문은 고의적인 중국 자극" 비판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얀마를 찾아 군사정권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3일 AFP, 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정의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을 만나 "미얀마의 상황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에 연대하는 입장"이라며 "내년 선거를 통해 더 강한 나라를 만드는 데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얀마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해 TV 연설에서 2023년 8월까지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반대 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해 유혈 참사를 빚고 있는 군부가 선거를 통해 장기집권에 나서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폭력적인 진압을 내부 안정을 위한 노력으로 보고 내년 선거 계획을 인정함으로써 미얀마 군부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셈이다.
서방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정을 비판해왔으나 러시아는 중국과 더불어 군부를 지지하며 '밀월' 관계를 이어왔다.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해 6월에 이어 지난 달에도 러시아를 방문했다.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르윈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미얀마 방문은 러시아와 미얀마가 지속해서 가까운 관계를 이어오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지지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쿠데타 이후에도 미얀마 군부에 지속해서 무기를 수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양국 간 교역이 증가했다며 특히 군사 및 기술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행에 대해서는 "중국을 자극하기 위한 고의적인 방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만 방문이 중국에 어떤 의미인지 잘 아는데 난데없이 그런 성가신 상황을 만든 것에서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얀마 방문에 이어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할 예정이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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