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국이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란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은 매우 강력한 국가다. 경제도 강력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그러니 러시아에 정치·경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난 직접 대화하고 싶다. 1년 전 시진핑 주석과 대화한 적이 있다"며 "2월 24일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중국에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대화가 도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우크라이나를 최소 한번 방문한 몇 안 되는 세계 지도자라며 시 주석이 작년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인연을 따뜻하게 회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과 관련해 '균형된' 태도를 유지하려는 중국을 이해한다면서도 러시아가 정당한 이유 없이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를 침략해 전쟁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침략해 우리 영토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중국은 크고 강력한 국가로서 행동에 나서 러시아가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만들 수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재고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활용해 러시아가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어떤 국가나 다수 국가가 그냥 군사력으로 규범을 위반하기로 결정하면 안보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러시아가 중국 내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와 교역을 제한하는 것은 중국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으로 다른 국가들이 식량, 연료, 국방에 더 많은 돈을 쓰면 중국산 제품을 덜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으며 중국이 전후 재건을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호주국립대가 주최한 화상 대화에서도 중국이 미국과 호주 등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한 국제사회 대열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은 균형을 유지하며 중립을 지키고 있다. 솔직히 중립이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하는 것보다는 낫다"며 "중국이 러시아를 돕지 않는 게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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