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75%로 0.5%포인트 인상…금융위기 후 첫 보유자산 매각 계획
4분기 경기침체 진입하며 물가 상승률 최고 13% 기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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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경기침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27년 만에 금리 '빅스텝'을 단행했다.
BOE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상 폭은 예견된 수준으로, 1995년 2월 이후 최대이다. 현재 금리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BOE는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BOE는 작년 12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움직인 이후 이번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코로나19 사태 후 사상 최저수준인 0.1%로 떨어진 금리를 처음엔 0.15%포인트 올렸고 이어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코로나19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성장 동력을 훼손할까 봐 완만한 속도로 인상한 것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도 적극 행동에 나서자 결국 BOE도 속도를 올렸다. 이에 더해 보유자산 매각 계획까지 내놨다.
경기침체 경고음은 더 커졌지만 당장 물가 상승세가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월에 9.4%에 달하는 등 BOE 목표치(2%)에서 크게 이탈했다.
BOE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을 11%에서 13%로 올려잡았고 내년에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데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문제, 상품 및 서비스 수요 증가가 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영국에선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 요인이 겹쳤다.
BOE는 미국 등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이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이어 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하며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0.5%포인트 인상했다.
BOE로선 4분기에 영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어 내년 한 해 내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돈줄을 조이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BOE는 10여 년간 이어진 양적완화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주요국 중 처음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QT)에 나서겠다며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BOE는 다음 달 회의에서 승인이 나면 자산 매각을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 보유자산 8천440억 파운드(1천347조 원) 중 400억 파운드어치를 1년간 처분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만기 도래분을 합하면 800억 파운드가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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