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전력선 2개 단선…서로 공격 책임 미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원자력 발전소를 방패 삼아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5일(현지시간)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오늘 오후 3시께 자포리자 원전 지역에 포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했다"며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원전 전원장치의 안전한 작동에 필수적인 전력선 2개가 끊어졌다"고 텔레그램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화재를 진화 중으로, 최대한 빨리 원전 가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것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다. 우크라이나군이 광적인 집착으로 원전에 끔찍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즉각 개입해 우크라이나군의 원전 공격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화재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아울러 고압선이 포격을 받았지만 원전은 여전히 가동 중이고, 방사능 유출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자로 6기를 보유한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3월 초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당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전 주변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역대 최악의 원전 사고로 평가되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같은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최근에는 방사능 유출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 주변 시설을 공격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러시아군이 이곳에 다연장 로켓 등을 배치, 주변을 공격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는 드론 등으로 원전을 공격하는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이곳을 방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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