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제조업 디지털화 속도…韓도 공급망위기 돌파구로 삼아야"

입력 2022-08-07 07:11  

"선진국, 제조업 디지털화 속도…韓도 공급망위기 돌파구로 삼아야"
산업기술진흥원 "미국·EU·일본, 관련 예산 확대하고 제도기반 마련"
"韓도 기업간 데이터 교환지침 마련하고 중소기업 디지털화 촉진해야"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제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제조업 디지털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7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주요국 제조업 디지털화 정책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는 자국의 기술 수준과 산업 특성을 고려해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제조업의 디지털화·네트워크화·스마트화를 주요 방향으로 설정하고 일관된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상원은 제조업 디지털화를 위한 정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5G 등을 연방정부 자금 지원 범위에 포함시킨 '미국혁신경쟁법안'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조달 제품의 자국산 부품 비중을 높이는 내용의 '미국산 우선구매'(Made in America)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일찌감치 자국 제조업 보호에 나선 상태다.
첨단기술 연구개발(R&D)을 위한 장기·연속적인 자금 지원도 확대되는 추세다.
미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12년부터 작년까지 첨단제조 기술 응용 지원에 13억2천만달러를 투입했으며, 올해 예산 9억1천600만달러(1조1천894억원)의 절반가량인 4억4천200만달러(5천739억원)를 공업기술 서비스 분야에 배정하는 등 첨단제조업 지원 예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 미국은 기술 응용 이전 단계의 R&D와 혁신을 지원하는 제조혁신연구소를 기반으로 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 제조·신소재·제조업 네트워크 보안·로봇 등 핵심 분야를 포괄하는 제조혁신연구소는 작년 기준으로 미국의 13개 주에 총 16개가 설치돼 있다.
EU는 2030년까지 유럽 기업의 75%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사용하고 90% 이상의 중소기업이 최소한의 디지털화 수준에 이르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특히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 단일 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만들고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아울러 EU는 2021부터 2027년까지 누적 자금 규모 1조2천100억유로(약 1천606조원)의 장기예산프레임워크(MFF)를 수립해 지속적인 자금 지원 환경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제조기업 공장 내부에 자체적으로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특별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는 등 기업의 무선 기술 응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산업인터넷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또 5G 분야에 대한 2천억엔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5G 정보시스템 개발과 반도체 제조기술 R&D를 지원하고, 재작년 기준으로 약 900억엔의 예산을 첨단분야 기초 R&D 프로젝트 지원에 배정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기업 간 원활한 데이터 이동·교환이 가능하도록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관련 세부 정책과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해 공공서비스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독일의 경우 연구소와 기술혁신센터 등 비영리기관이 참여해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지식 전달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싱가포르는 중소기업 디지털기술 센터를 설립해 과학기술 컨설팅 기관과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보고서는 "공급망 위기 등 대외 불안 요인이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27.8%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된다"며 "디지털 전환은 국내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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