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경기 둔화로 광고시장이 위축하면서 TV와 신문사 등 전통적인 미디어 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광고시장 전망이 최근 수주 사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체인인 월마트가 식품과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밝힌 것이 이런 시각 조정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월마트에서 전반적인 하락세를 듣게 되면 마케팅 담당자들은 그들의 최악의 두려움이 확인된 셈"이라며 마케팅 담당자들이 광고 지출을 삭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고비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기업들이 가장 먼저 절감하는 항목 중 하나이다. 또 실제 광고비가 삭감되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가 종종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디지털 광고는 실시간으로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말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스냅,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광고시장 둔화로 부진한 실적을 거두게 됐다고 밝혔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콘퍼런스 콜에서 "디지털 광고 사업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기둔화의 시기에 진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영향이 전통 미디어 업체로까지 퍼졌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는 지난주 디지털 광고 매출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와 지역 신문을 보유한 개닛은 광고·마케팅 서비스의 매출이 8.7%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올해 실적 전망을 낮췄다.
CNN, TNT, 푸드 네트워크 등을 보유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워너-디스커버리는 광고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이번 조정에 일조했다고 전하면서 3분기 광고 매출이 한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광고삽입형 저가 상품의 출시를 준비 중인 상황에서 광고시장이 이같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셋톱박스 제조업체 로쿠는 광고 지출의 변화로 일정 부분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동차 제조사와 소비재 회사들이 2분기에 기존 TV에 대한 광고지출을 줄이는 대신 자사에 대한 지출을 늘렸다는 것이다.
WSJ은 올해 광고시장을 낙관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광고구매회사 그룹M은 올해 전 세계 광고 지출액이 8천375억달러(약 1천92조원)로 작년보다 8.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수치엔 미국의 정치광고 지출이 제외됐다.
그룹M 관계자는 "매우 약한 심리를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광고시장이 건강하다"고 평가하면서 올 상반기 디지털 광고는 두 자릿수 대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TV는 전년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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