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지난 4∼7일 벌인 대만 포위 고강도 무력 시위가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 또는 관행)'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중국 내부에서 제기됐다.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 발사 등 실탄 훈련이 이뤄진 지난 4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러한 고강도 훈련의 관행화에 대해 질문받자 "미국과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상대의 대응을 봐가며 앞으로도 비슷한 수위의 훈련을 할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미 중국도 '선'을 넘어선 이상 과거 기준에 머무르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전문가 사이에서 나온다.
중국의 유명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7일 중국 매체 베이칭정즈와 인터뷰에서 "기왕 돌파(신기원)를 실현한 이상 이런 돌파는 결국에는 새로운 관례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민해방군은 자신의 실력을 통해 대만 주변 어디서든 어떤 형태의 군사행동이든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번 훈련은 해·공군의 대만 해안선 접근, 미사일의 첫 대만 상공 통과, J-20 스텔스 전투기의 대만 겨냥 훈련 참가, 대만 해협 중간선 무력화, 외부세력 개입 저지 훈련, 대만 동부 해역에 실전 사격장 설정 등에서 신기원을 이뤘다고 관영 중앙TV(CCTV) 등이 보도했다.
훈련 기간 중국은 자국 함정에서 대만 해안선과 산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대만 해안에서 사상 가장 가까운 곳까지 진입했음을 과시한 바 있다.
또 3일과 4일 각 22대, 5일 68대, 6일 20대, 7일 22대의 중국군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 동쪽 공역을 비행하다 복귀했고, 다수의 중국 군함도 중간선을 넘었다.
아울러 중국이 지난 4일 대만 쪽으로 발사한 11발의 둥펑(東風·DF) 미사일 가운데 4발은 대만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처음 대만 상공을 넘겨 대만 동부 해안에 떨어진 둥펑 미사일은 유사시 항공모함을 비롯한 미국의 증원 전력을 견제한 의도가 깔렸다.
또 선으로 연결하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가 되는 6곳의 훈련구역은 대만 북부 지룽항, 남부 가오슝항, 동부 화롄과 타이둥 군사기지,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시 해협을 각각 봉쇄하는 구도였다. 대만의 전략물자 도입과 수출입을 봉쇄하는 '고사 작전'을 리허설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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