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단체 추적하던 美정보당국, 중국 업무 예산·인력 확대"

입력 2022-08-09 10:14   수정 2022-08-09 12:12

"테러단체 추적하던 美정보당국, 중국 업무 예산·인력 확대"
아프간 전쟁 종료로 우선순위 변화…대중 조직 신설하고 업무도 늘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9·11 테러 이후 약 20년간 중동 지역 테러단체 대응에 집중했던 미국 정보당국이 이제는 대중 정보 수집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P 통신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고위 관계자가 최근 CIA의 중국 관련 업무에 투입하는 자금과 자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CIA는 이미 지난해 중국과 첨단기술에 관한 조직을 각각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또 많은 직원이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에 관한 새로운 업무를 맡고 있다.
CIA가 중국 관련 예산과 인력을 확대하면서 자연스럽게 테러 대응을 비롯한 다른 분야의 지원은 줄어들었다.
AP 통신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작년 마무리한 뒤로 테러단체보다는 정치, 경제, 군사 측면에서 강력한 위협 요소로 자리매김한 중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도 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도로 과학기술 발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상황 때문에 중국의 첨단기술 관련 정보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경력이 있는 제이슨 크로 미 하원의원(민주·위스콘신)은 "미국이 지난 몇 년간 테러 대응에 과도하게 집중했다"며 "테러 집단은 미국인의 삶을 파괴하지 않겠지만, 중국은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이 주된 정보 수집 대상을 중국으로 바꾼 배경에는 중국이 타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적극적인 스파이 행위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한 점도 있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과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AP 통신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연일 무력시위를 벌이는 현 상황은 데이비드 코언 CIA 부국장이 최근 직원들에게 전한 'CIA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란 메시지의 의미를 더욱 부각한다고 평가했다.
CIA에서 테러 대응 업무를 맡았던 더글러스 와이즈는 "CIA가 중국 중심으로 조직을 바꾸려면 수년은 소요될 것이고, 인내심과 인정도 요구된다"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합리적 계획을 보유하고 있고, 실천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대테러 임무 수행이 소홀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미 정보당국자들은 강조했다.
CIA는 지난달 말 9·11 테러 주범 중 한 명인 알카에다의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무인기 공격으로 제거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은 미국이 자국에서 군사 행동을 벌인 사실을 비난하면서도 알자와히리의 카불 체류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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