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절 국방 관료, 포린어페어 기고…"준비돼야 전쟁 막아"
"印·太에 집중한 대비 태세 필요…亞동맹에 군사기여 압박하라"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긴장이 한층 고조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직 국방관료의 주장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전략을 담당한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부차관보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외교전문 포린어페어에 기고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기고문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강도 높은 대응으로 갈등이 한층 구체화하고 있다"며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전쟁은 개연성 없는 시나리오에서 공포스러운 가능성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의 전쟁을 막는 가장 좋은 길은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은 안보 약속을 강화하며 대만 문제에 대해 한층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중국의 위협에 비하면 강도가 미치지 못한다"고 평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역시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 한층 우려를 품고 있다"며 지난해 필 데이비슨 당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의회 보고에서 중국이 대만을 2027년까지 성공적으로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 사실을 언급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이 지점에서 미국이 실제로 중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면서 "중국은 최근 25년 동안 매년 6~10% 수준에서 국방 예산을 증액해 왔다"며 핵을 포함해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중국의 군사력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중국의 국방예산이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숫자는 미국에 훨씬 근접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며 "게다가 중국은 추격자로서의 이점에 더해 인건비가 낮고, 대만과 태평양에 집중할 수 있어 미국보다 여러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국방 예산 증가와 함께 미 함정 재배치를 포함해 군사 훈련 강화 등 인도·태평양에 집중한 대비 태세 재배치를 거론했다.
그는 "미 정부는 현재 정확히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미국은 유럽 병력을 2021년에만 6만명에서 10만명으로 올렸고, 우크라이나 사태 종식까지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더 나쁜 것은 미국 정부가 중동 문제에 다시 관여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현재 미국의 국방 태세는 한층 악화하고 있는 대만 문제에 대응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또 "중국의 영향력 증대뿐 아니라 기타 안보 문제를 우려하는 아시아 동맹을 설득해 더 많은 군사적 기여를 끌어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아시아 동맹을 압박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것 같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