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의 부름에 출마 결심…모두가 행복할 것"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이탈리아 정치 최전선에 서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9월 25일 조기 총선에서 상원의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중도 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FI)를 이끄는 그는 "당 안팎에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았다"며 "내가 상원의원에 출마하면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업체와 미디어 기업을 거느린 이탈리아 최고의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1994∼2011년 사이 총리를 세 차례나 역임한 거물 정치인이다.
그는 미성년자와의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2011년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2013년에는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원의원직 박탈과 함께 근 5년간 공직 출마를 금지당했다.
이로 인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우파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인 FI는 양대 극우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 동맹(Lega)과 함께 우파 연합의 일원이다.
현재 우파 연합의 지지율은 48.2%에 이르러 이 추세대로라면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시 정계로 돌아온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9년 만에 상원의원 복귀에 도전한다.
다만 각종 추문과 비리로 국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준 그에게 많은 이탈리아인이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상원의원 도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올해 1월에는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냈으나 좌파 진영의 지지를 얻지 못해 출마를 중도 포기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젊어 보이는 베를루스코니의 사진이 전국 기차역과 지하철 대형 스크린을 도배하고 있다"며 "베를루스코니가 과거 선거에서 그의 승리를 도왔던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에 또 한 번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법적 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4년 미성년자 성매수 사건과 관련한 재판에서 증인들에게 돈을 주고 위증을 교사한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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