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일제히 보도…"한국 재벌 총수들, 사면받은 오랜 역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광복절 사면'을 받은 데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유력 매체들은 12일(현지시간) 이를 일제히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외신들은 이 부회장이 사면됐지만, 아직 재판 중인 사건이 있다고 전하는가 하면, 한국에서는 그동안 뇌물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재벌 총수들이 사면을 받아왔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 총수, 뇌물 유죄에 대해 대통령 사면을 받다'라는 제하의 서울발(發) 기사에서 "한국의 전(前)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두 번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이 2017년 이후 범죄 기록을 깨끗이 씻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감사하다. 기업인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현재 재판을 받는 제일모직-삼성물산[028260]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의혹을 언급했다.
WSJ은 이 부회장이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유죄를 받으면 다시 수감될 수 있는,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본인은 혐의를 부인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년 전에 풀려난 삼성의 사실상 수장이 사면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뇌물죄로 복역한 이 부회장은 대통령 사면을 받은 한국 재계 총수 중 한 명"이라고 썼다.
NYT는 "한국에서는 재벌 총수들이 뇌물 범죄로 유죄를 받고 이후 대통령 사면을 받은 오랜 역사가 있다"며 "반부패 활동가들은 그런 사면이 한국 정치의 부패를 고착화할 뿐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번 사면은 상징적"이라며 "이 부회장이 뇌물 혐의로 18개월을 복역하고 난 뒤 이미 가석방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면으로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이 더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고 삼성의 큰 움직임을 예고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부회장 사면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로 재계와 대중들에 의해 널리 받아들여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은 한국의 경제생활을 지배하는 대기업 그룹 중 하나"라며 "화이트칼라 범죄로 유죄를 받은 많은 총수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면돼 왔다"고 보도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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