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정점 통과 기대감…외국인 매매 동향 관심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지난주(8∼12일) 전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코스피도 두 달 만에 2,500대를 회복했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2일 2,527.94로 일주일 전인 지난 5일 2,490.80보다 1.49% 상승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13일 2,504.51을 밟은 이후 줄곧 2,500을 밑돌았다. 지난 9일 두 달 만에 2,500을 회복한 코스피는 힘겹게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1조7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기관과 개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 통과 기대감이 생겨 투자심리가 다소 풀린 덕분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4조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으나 주식 매수를 지속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매수에 나서는 건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기보다 공매도 모니터링 강화에 따른 매도 포지션 청산이거나 매수 세력 중에서 단기 성향의 외국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부터 외국인의 대차거래 잔고와 공매도가 줄어들고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포지션은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복절 휴장 후 열리는 이번 주(16∼19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주요국의 경제지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상 강도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경제지표들은 전반적으로 전달 대비 개선되고, 미국 핵심 소매 판매는 소폭 둔화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미국은 핵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해 실질 소매 판매는 전달과 비슷한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우리 시간으로 오는 18일 새벽 공개된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의 금리 인상이 후반부에 접어들어 내년에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으나, 연준 위원들은 경기 상황이 고용시장 중심으로 견고하고 인플레이션 대응 필요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의사록에서 연준위원들이 시장 예상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계감을 드러냈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는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오는 18일 새벽에 있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에도 시선이 쏠린다.
2015∼2016년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해 주목을 받았던 카시카리 총재는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올해 말 연 3.9%, 내년 말 4.4%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이 카시카리 총재와 비슷한 견해를 가진 것이 확인되면 시장 기대감은 약해질 수 있다.
코스피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강도와 경기 둔화 가능성에 주목하며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겠지만, 코스피의 상승 추세를 이끌 동력은 다소 약할 수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면서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연구원은 "추가 상승을 위한 수급 뒷받침이 다소 약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이는 경기둔화 강도를 확인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대응 전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의 김 연구원은 "경기 선행지수와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는 국면에서 기술적 반등의 평균 되돌림은 낙폭의 50% 수준으로 이번 기술적 반등 목표치는 2,600으로 추정한다"며 "추가 상승 때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박 연구원은 "미국 국고채 금리 추가 하락세가 제한될 때 주가 상승세가 지속할지는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은 아래와 같다.
▲ 15일(월) = 한국 광복절 휴장, 미국 8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중국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 16일(화) = 미국 7월 광공업생산과 설비가동률, 유로존 6월 무역수지
▲ 17일(수) = 미국 7월 소매판매와 기업재고,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 18일(목) =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8월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준 위원들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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