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 4건 인정…전체 형량 17년으로 늘어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15일 아웅산 수치(77) 국가 고문에게 추가로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전체 형량은 17년으로 늘어났다.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은 이날 군정 법원이 부패 혐의로 수치 고문에게 이같이 판결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군부는 수치 고문이 2012년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만든 자선 재단의 기부금을 주택 건설에 사용하고 지위를 남용해 공공 부지를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임대했다며 4건의 부패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수치 고문은 모든 혐의를 부인, 변호인단이 항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재판은 언론과 대중의 접근을 차단하고 비공개로 진행됐다. 법원은 수치 고문의 변호인도 재판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게 했다.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이후 10여개 혐의를 적용해 수치 고문을 잇달아 기소했다.
수치 고문은 지난해 12월 선동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선고 직후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사면 형식으로 형기를 2년으로 줄였다.
올해 들어서는 1월 무전기 불법 수입·소지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4년, 4월에는 부패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미 11년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이날 6년이 추가돼 전체 형량은 17년으로 늘었다.
남은 재판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되면 수치 고문에 대한 형량이 100년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데타 이후 가택 연금됐던 수치 고문은 지난 6월부터 교도소 내 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내년 총선을 추진 중인 군부가 여러 혐의를 씌워 유죄를 선고함으로써 쿠데타를 정당화하고 수치 고문을 정치적으로 재기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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