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폴란드 등 다른 EU 회원국들 처우와 대조
푸틴·오르반 '브로맨스'…"러·서방 줄타기에 상 줬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유럽에 '가스 무기'를 휘두르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헝가리에는 기존 가스 공급 계약에 얹어 '추가분'까지 공급하고 나섰다.
AFP통신·영국 더타임스 등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헝가리에 대해 7억㎥ 분량의 가스 추가분 공급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단 1단계로 이달 말까지 하루 260만㎥를 추가 공급하고, 다음 달부터는 일일 추가 공급량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앞서 지난해 15년 치 가스 45억㎥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으나,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추가로 가스 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다. 헝가리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85%에 달한다.
러시아는 최근 유럽행 가스 공급을 크게 줄이고 있다.
폴란드를 지나는 '야말 파이프라인' 공급을 차단했고, 독일을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 파이프라인' 공급은 기존의 20%로 줄였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과된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 해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헝가리는 EU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 등 고강도 대러시아 제재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미국과 러시아의 평화 협상에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 왔다.
권위주의 성향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브로맨스'가 언급될 정도로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로도 알려져 있다.
두 정상은 성소수자, 이민자를 탄압에 가깝게 규제하는 등 여러 사회문제에도 유사한 보수적 견해를 노출해왔다.
더타임스는 헝가리에 대한 러시아의 '특별 대우'에 대해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해온 헝가리에 러시아가 내준 보상"이라고 분석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