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협상 가능 사안은 이미 모두 협상…이란이 행동 바꿔야"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핵협상 관련 유럽연합(EU) 중재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이란과 미국의 입장을 종합해 최종 중재안을 핵합의 당사국(이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답변 기한을 15일 자정으로 정했다.
국영 IRNA 통신은 16일(현지시간) "외무부가 중재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EU에 보냈으며, 미국이 현실을 직시하고 유연성을 보인다면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U도 이날 이란의 서면 답변 제출을 확인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측 대변인은 "우리는 그것(이란의 답변)을 연구하고 있으며, 다른 참가국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답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익명의 이란 외교관은 IRNA에 "제재 부활 방지 보증과 IAEA 관련 이슈가 풀린다면 중재안을 받아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란이 EU의 최종 중재안을 즉각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핵협상 러시아 대표부의 미하일 울리야노프 대사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이 중재안 내용 중 '보장'과 관련된 부분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이란과 미국은 그간 협상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외국 테러 조직(FTO) 지정 철회 문제, 제재 부활 방지 보증, 미확인 장소 핵물질 등 사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미확인 장소 3곳에서의 핵물질 검출과 관련해 신뢰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이사회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5일 취재진에 "미국과 세 가지 이견 문제가 풀린다면 우리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핵협상이 실패한다고 해서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핵협상에서 이란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주장해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우리는 EU의 최종 중재안의 근본적인 요점에 동의한다"면서 "이는 협상할 수 있는 사안은 모두 협상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란이 제재 해제를 원한다면 근본적으로 행동을 바꿔야 한다"면서 "미국은 중재안에 대한 생각을 EU와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체결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축소를 대가로 미국의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며 핵무기 개발에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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