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와도 가뭄 해소엔 부족…물 사용 제한 조치 유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 폭염과 가뭄 중에 반가운 비 소식이 있나 싶더니 이번엔 수해 경고가 나왔다.
메마른 땅으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으로만 흐르면서 가뭄 해소는 안 되고 물난리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기상청은 16∼17일(현지시간)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고 경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집중호우로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서 교통에 차질이 생기거나 전기가 끊기는 등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전날 잉글랜드 남서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콘월과 데번 지역에서 도로가 물에 잠기고 실내에 물이 들어오기도 했다.
영국은 최근 연일 낮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폭염과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드디어 비가 내리며 기온은 조금 내려가겠지만 가뭄은 끝나지 않은 채 오히려 수해가 우려되는 기묘한 상황이다.
영국 리딩대 해나 클로크 교수는 16일 BBC와 인터뷰에서 "땅이 너무 마르면 콘크리트처럼 돼서 물이 스며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빗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않으면 강수량이 아주 많지 않아도 배수시설이 감당을 못하게 된다.
BBC는 비가 오더라도 수도업체들이 야외에서 호스로 물을 쓰지 못 하게 하는 등 물 사용 제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런던 등지로 수도를 공급하는 템스워터 관계자는 "다음 주 중반에 야외 호스 사용 금지를 도입할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려면 앞으로 3개월간은 계속 비가 뿌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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