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의 쿠바 의사 고용 계획 둘러싼 논란 이어질 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병원에서 근무하던 쿠바 의사가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16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 멕시코주 에카테펙에서 쿠바 국적 의사 에르네스토 올리바 레그라(32)가 살해됐다.
당시 무장 괴한 2명이 병원에 쳐들어와 특정 여성 환자의 행방을 물었고, 여성을 찾지 못하자 병원 내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
간호사와 여성 1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레그라는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범인들이 레그라 등 피해자들을 직접 겨냥해 살해한 것은 아니지만, 멕시코 정부의 쿠바 의사 고용 계획이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5월 쿠바 방문 당시 멕시코의 의료인이 부족하다며 '의사 부국' 쿠바에서 500명을 고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치안이 좋지 않거나 낙후된 지역에 근무하려는 자국 의사가 없어 의료 공백이 생긴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레그라의 경우 멕시코 정부가 고용한 사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국 의사가 근무를 꺼리는 위험 지역에 쿠바 의사를 보내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게 됐다.
이미 멕시코 의료계 안팎에서는 쿠바 의사 고용으로 자국 의사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친(親)쿠바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정치적 결정을 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비판에 대해 "연대를 위해 우리나라로 오는 쿠바 전문의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비이성적이고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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