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코로나19 이후 2년간 뜨거웠던 미국 증시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투자가 올해 들어 열기가 식더니 지난달에 급기야 0건을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집계 결과 스팩이 조달한 자금액은 올해 들어 대폭 줄어 7월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기준 스팩 조달 자금이 '0'이 된 것은 2017년 2월 이후 5년 5개월 만의 일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팩은 가상화폐,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 등과 함께 지난해 가장 뜨거운 투자상품이었다.
특히 스타트업이 상장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으로 각광을 받았다. 스팩 투자가 가장 뜨거웠던 작년 3월에는 스팩이 조달한 자금이 360억달러(약 47조3천억원)를 넘었다.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팩에 스포츠 스타나 가수 등 유명인이 참여한다고 해서 '묻지마 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투자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스팩과 합병해 주식시장에 데뷔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일부는 다른 회사에 인수되기도 했다.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하기로 한 일부 스타트업은 해당 계약을 철회하기도 했다.
스팩은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로, 우선 자신이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모은 뒤 차후 비상장사를 인수·합병한다.
설립 후 2년 이내 비상장사와 합병하지 못하면 모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고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예컨대 사상 최대 규모의 스팩인 '퍼싱스퀘어 톤틴 홀딩스'(PSTH)는 적당한 인수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지난달 투자금을 주주들에게 상환했다.
2년여 년 전인 2020년 7월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은 이 PSTH의 IPO로 40억달러(약 5조2천500억원)를 조달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최근 증시 회복과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이 스팩 시장에 새 활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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