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조사…압수수색 놓고 양극화·공화당내 트럼프 입지 견고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공화당 지지층의 절반이 연방수사국(FBI)의 강제수사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민주당 지지층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은 FBI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지 정당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큰 견해차를 드러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최근 미국 유권자 1천5명을 상대로 조사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의 54%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의 트럼프에 대한 압수수색이 무책임하다고 답했다.
이들 기관이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는 공화당 지지층은 23%였다.
앞서 FBI는 지난 8일 기밀 문건 반출 혐의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해 1급 비밀 등 11건의 기밀 문건을 확보했다.
FBI는 공개된 압수수색 영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첩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해 수사 결과에 따라 간첩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가 압수한 문건들은 자신이 퇴임 직전에 모두 기밀 해제한 문서라면서 바이든 정부가 '정치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FBI의 압수수색 이후 공화당은 물론 공화당 지지층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는 FBI 등 법 집행기관에 대한 공세는 물론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승인한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에 대해 일부 보수층에서는 살해 위협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번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는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층 다수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폴리티코·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지지층과 공화당 성향 무소속 유권자의 57%가 '오늘 대선 경선이 진행되면 트럼프를 찍겠다'고 답했다.
2024년 대선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입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층 공고해지는 게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23%가 법집행기관을 지지했다는 데서 보듯이 보수층에서도 반(反)트럼프 기류는 적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FBI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고 공화당에 요구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같은 저명한 공화당원들의 견해와 가까운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71%와 무소속 유권자 절반은 FBI를 지지한다고 밝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정치적 양극화 현상을 뚜렷이 보여줬다.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5%가 정당에 속한 누군가가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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