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민감정보 가린 뒤 공개 제안…법무부에 25일까지 제출 지시
법무부 "수사 초기 단계…수사 위태롭게 할 수 있어" 공개 반대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 연방수사국(FBI)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 압수수색영장이 공개된 데 이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근거가 된 '선서 진술서'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브루스 라인하트 판사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및 일부 언론이 요구한 선서 진술서 공개 문제와 관련해 심리를 열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라인하트 판사는 심리를 마친 뒤 법무부에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근거로 제시된 선서 진술서에 대해 민감한 정보를 삭제하고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주의 깊게 검토한 결과, (선서 진술서 중에서) 공개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측에 민감한 정보를 가리도록 선서진술서를 편집할 충분하고 공정한 기회를 위해 1주일의 기한을 줄 것이라며 오는 25일까지 이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법무부가 편집된 선서진술서를 제출하면 검토해서 자신이 이에 동의하면 이를 공개하거나, 자신이 이에 동의할 수 없다면 정부 측과 비공개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 날 심리에서 법무부 측은 "선서진술서 공개는 향후 수사의 로드맵이 될 것"이라며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는 것은 수사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제이 브랫 검사는 "그것(선서진술서)은 대배심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문서는 완전히 비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선서진술서가 공개될 경우 정부는 증인들의 안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최근 FBI 요원들이 위협을 받은 사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에 선서진술서의 공개를 주장한 언론의 대리인은 전직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엄청난 공익문제라면서 이번 사건을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법 집행 사건 중 하나"라며 공개를 요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을 대표하는 크리스티나 밥 변호사도 이날 심리에 출석했지만 아무런 주장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FBI는 지난 8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내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 수색해 1급 비밀문서를 포함해 11건의 기밀문서를 압수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자신의 2024년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수사, 표적수사라고 주장하자 법무부는 연방법원에 압수수색영장 공개를 요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과 압수한 문서목록은 공개하면서 압수수색 영장 발부의 근거가 되는 '선서 진술서'는 공개하지 않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한 공개를 주장했다.
압수수색영장에 이어 선서진술서도 공개될 경우 FBI의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을 둘러싼 논란이 새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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