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대만 문제에 미·일 개입 막으려 핵 억지력 채택"

입력 2022-08-21 18:14  

"중국군, 대만 문제에 미·일 개입 막으려 핵 억지력 채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문제에 미국과 일본 등 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핵 억지력을 채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를 인용해 21일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이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대만을 사실상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펼치기 며칠 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위챗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5B를 탑재한 두 대의 차량을 촬영한 영상이 돌아다녔다.
해당 영상에는 DF-27, DF-16, DF-15B 등 다른 둥펑 미사일도 담겼다.
이들 둥펑 계열 미사일은 모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그중 DF-5B는 사거리가 1만5천㎞에 달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인민해방군 퇴역 장교 웨강은 "이는 미국과 일본에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중국이 그들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최강의 무기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직접적 개입을 억지하기 위해 핵 위협을 동원해 성공한 것과 비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험은 중국에 미래 대만에서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이것이 미국과 일본의 가능한 개입을 막을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전략이라는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베이징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중국이 오래 견지해온 핵 선제 사용 금지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거리에 배치하고 워게임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재래식 무기로, 대만 정부가 대만 문제를 우크라이나 문제와 유사하게 국제적 문제로 전환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중국군은 수차례에 걸쳐 대만 북부·남부·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중 5발은 오키나와 인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중국군이 당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동안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대만으로부터 최소 1천㎞ 거리를 유지하며 대만 북동부를 항해했다. 이는 DF-15B와 DF-16 미사일의 사거리에 해당한다.
캐나다 '칸와 아시안 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인민해방군 로켓 부대 미사일 기지의 경계 수준이 상향됐다며 중국이 대만을 둘러싼 전투에 접근하고 있다는 의혹을 촉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푸틴의 핵 억지 전술과 매우 유사하지만 평상시 대만 해협 일대에서는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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