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버젓이' 영상 게재…"러 사업가 요트로 터키 거쳐 그리스행"
러 반체제인사 나발니 "서방, 대러 제재 약속 이행 실패" 비판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의 아내가 대러시아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리스에서 파티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의 아내 타티아나 나브카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식당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접시를 하나씩 깨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나브카는 영상에 "접시 깨기는 그리스에서 벌어지는 밤의 광란"이라는 설명을 붙여 스스로 그리스에 있었음을 알렸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아이스댄싱 금메달리스트인 나브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남편과 함께 서방의 제재 명단에 올라있는 인물이다.
제재 당사자가 해외에서 파티를 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비난이 들끓었다.
나브카는 이후 문제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삭제했다. 러시아는 인스타그램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극단주의적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자국 내 접속을 막은 바 있다.
그리스는 나브카의 입국 사실을 부인했지만, 나브카가 터키를 거쳐 그리스의 한 섬으로 들어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터키는 러시아를 제재하지 않고 있다.
그리스의 한 언론은 우크라이나 태생인 나브카가 익명의 러시아 사업가 소유의 요트를 타고 터키와 그리스 섬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나브카가 파티를 즐긴 사실이 공개된 것은 투옥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재계와 정치 엘리트를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직후에 생긴 일이다.
나발니는 입김이 센 로비스트, 변호사가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가 제재를 요리조리 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 포브스가 선정한 200명의 러시아 갑부 가운데 46명만 실제 제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찍이 재벌에게 불리하게 이용되지 않고, 그들 스스로 충분한 당근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푸틴 엘리트들 사이에서 분열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도 해외 요트 압류를 피했고, 여성 우주인이자 푸틴 대통령 임기 연장에 앞장선 국회의원 발렌티나 테레시코바도 제재 없이 자신의 이탈리아 별장에 방문할 수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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