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2개 원자로와 연결 작업중" 러 "단선 탓 물리적으로 방법 없다"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자국 전력망에 다시 연결하기 위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송전선이 끊어져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자포리자 원전의 6개 원자로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분리된 상태로, 현재 작동 중인 2개 원자로를 전력망에 재연결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원전의 설비나 안전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으며,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로 끊어졌던 송전선도 복구됐다고 에네르고아톰은 설명했다.
원전 가동에 필요한 전기는 우크라이나 전력 시스템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포격 탓에 자포리자 원전에서 우크라이나로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선이 끊어졌다면서 복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전날 화재로 마지막 네 번째 송전선이 끊어졌다"며 "내가 아는 한 전력이 우크라이나로 공급될 수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날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 탓에 발전소와 외부를 연결하던 4개 송전선 중 마지막 1개가 훼손되면서 우크라이나 전력망으로부터 분리됐다. 주변 지역에도 정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상대방의 포격 탓에 화재와 송전선 단선이 발생했다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송전선 훼손으로 원자로 냉각 시스템이 멈추고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날 뻔했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크림반도 등 자신들의 점령지로 공급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인 6개 원자로를 갖춘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의 침공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전력의 약 20%를 공급했다.
올해 3월 러시아군이 장악한 자포리자 원전과 주변에서는 이달 들어 교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제 누가 포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찰을 요구하고 있다.
전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프랑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르면 수일 내 시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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