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수사와 거리두기…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 공격은 본격화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여전히 거리두기를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여성 평등의 날을 맞아 백악관에서 열린 여성의 임신·출산 관련 행사 직전 '트럼프가 마러라고로 반출한 문서가 국가안보에 위협을 줬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법무부가 결정하도록 두겠다"고 답했다.
이번 수사에 백악관이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언급으로, 지난 24일 압수수색에 대해 '어떠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발언의 연장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압수수색을 정치적 목적에 의한 표적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해 백악관과 법무부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FBI는 기밀 문서 반출 혐의로 지난 8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 트럼프 자택을 수색해 1급비밀 등 국가기밀 문서 11건을 확보했다.
법무부의 요청으로 공개된 압수수색 영장과 압수 물품 목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첩법 위반, 즉 '간첩 혐의'까지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거리두기를 이어가는 것은 트럼프와 공화당의 정치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탓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때 기밀 문건을 반출해 자신의 집에 보관함에 따라 수사 당국이 필요에 의해 조사하고 있는 것이지 자신이 이를 지시하는 등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출마를 사전 봉쇄하려고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FBI 수사와 관련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는 전날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와 공화당의 철학을 '세미 파시즘'(준파시즘)으로 칭하며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극단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철학의 시작일 수도, 사망을 알리는 조종(弔鐘)일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오늘날 공화당은 여러분 아버지 세대의 공화당이 아니다. 크게 달라졌다"며 "나는 전통적인 공화당원을 존중하지만, (극단적인)'마가' 공화당원들은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해 공화당 지지층의 분열을 꾀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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