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러시아가 에너지 위주인 대(對)중국 수출을 농산물 등 다른 분야로도 확대하는 것을 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러시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것은 여전히 주로 석유와 가스에 집중돼 있지만, 러시아는 중국이 더 다양한 러시아 제품을 구입하길 희망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대두 같은 농업 교역에서 매우 보완적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5∼7월 3개월 연속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대중 원유 수출국 1위 자리를 이어갔으며, 중국의 7월 러시아산 석탄 수입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1∼7월 중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러시아와의 교역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는 일본, 호주, 영국과의 교역 감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서방의 제재가 갈수록 강화하면서 러시아는 중국과의 교역 확대 희망을 여러 방면에서 밝히고 있다.
이달 초 주중 러시아 무역 대표는 농산물과 식량이 러시아가 대중 수출을 늘릴 수 있는 핵심 분야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헤이룽장성의 성도 하얼빈 주재 러시아 영사도 지난주 제6회 중국 대두산업 국제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 농업 협력이 양국 교역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회의에서 러시아 측 대표는 러시아가 중국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대두 경작지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7월 러시아산 대두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었다. 중국은 또한 올초 러시아산 밀과 보리의 수입을 허가했다.
다만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19 정책에 따른 무역의 제약,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곳까지 함께 제재하는 서방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에 대한 우려가 중국-러시아 간 교역 확대의 걸림돌이라고 러시아 외교 소식통은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인적 교류만 차단하는 게 아니라 수출품을 실은 배들을 장기간 격리하게 해 러시아산 식품·냉동 제품의 질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상인들의 중국 방문을 막는 여행 제한으로 상업 협력 역시 후퇴하고 있다며 대면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중국 국영기업들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우려해 러시아와 교역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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