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시범 사업서 미신고 수영장 2만개 적발…"프랑스 전역으로 확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프랑스 과세당국이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집에 딸린 미신고 수영장을 찾아내는 방식을 개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세청과 같은 프랑스 공공재정일반총국은 최근 성명에서 작년 10월 9개 행정구에서 AI 위성사진 분석 시스템을 시범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2만개의 미신고 수영장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세무 당국과 구글, 컨설팅 기업 등이 공동 개발한 이 AI는 건축물과 그 주변의 위성사진을 스캔해 토지 등록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미신고 수영장을 포착한다.
아무래도 집에 수영장이 딸려 있으면 집의 재산세가 더 많이 나갈 수밖에 없기에 프랑스 납세자들은 과세당국에 집에 수영장이 있는지 잘 신고하지 않는다.
AI 시스템이 시범 적용된 곳은 남부 지중해 연안이나 서부 해안지역 등 호화 저택이 많은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적발된 수영장 2만여개에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은 1천만 달러(약 13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미신고 수영장으로 지목한 사례 중 94%가 실제로 수영장 등록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을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총국 관계자는 "미신고 공사나 개발을 적발하는 시스템을 최적화해 세제 정의를 구현할 것"이라며 수개월 내에 AI를 프랑스 전역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수영장 준공 후 90일 이내에 이를 세무당국에 신고하고 수영장의 크기와 현지 세율에 따라 재산세를 내야 한다.
일례로 30㎡ 크기의 수영장을 소유하고 있으면 매년 약 200유로(약 27만원)의 재산세가 부과된다.
당국은 AI 도입으로 큰 세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에만 수영장 24만개가 지어졌고 전국적으로는 수영장 300만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영장 열풍' 속 AI를 활용하면 프랑스는 내년에만 약 4천만 유로(약 543억원)의 세금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유럽 전역이 전례 없는 가뭄과 폭염 등 기후 변화를 겪으며 수영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즬리앵 바유 프랑스 녹색당(EELV) 의원은 프랑스 방송 BFM-TV와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이제 물과 다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식수 공급도 위태로운 와중에 오락을 위한 물 사용은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AI가 세금 징수관 등 기존의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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