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격으로 원자로 1기 꺼져…러 "우크라, 원전 점령 위해 도하 시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핵 재난을 막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이 예정된 1일(현지시간)에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둘러싼 포격과 도발이 계속됐다.
AFP,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의 박격포 포격으로 인해 원전의 비상 보호장치가 가동됐고, 현재 작동 중인 2개 원자로 중 1개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이어 "나머지 1개 원자로는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연결된 상태에서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IAEA 사찰단이 원전으로 올 것으로 예상되는 경로를 향해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반면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인해 비상 보호장치가 가동되면서 원자로 1기가 꺼졌다"고 말했다.
또한 포격으로 보조 전력선이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께 우크라이나군 60명이 2개 그룹으로 나눠 7대의 보트를 타고 드니프로 강을 건너 자포리자 원전 점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우크라이나 병력이 원전에서 3㎞ 떨어진 지역에 상륙했으나 공습 등을 통해 이들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IAEA 사찰단이 자포리자 원전 사찰을 시작하기로 예정된 날이다.
사찰단은 전날 원전에서 약 55㎞ 떨어진 자포리자시에 도착해 임무 수행을 준비 중이다.
사찰단을 이끄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 불과 몇 분 전에도 군사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여기까지 온 이상, 사찰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을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피해 현황과 안전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사찰 임무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상설화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사찰단이 상시 또는 지속해서 원전에 머물 수 있다면 임무를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사찰 첫 단계는 며칠이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IAEA의 사찰 임무 및 상설화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지 러시아측 행정부는 앞서 "하루 안에 사찰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상설 사찰이 가능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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