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텐센트, 엔비디아 반도체에 AI 의존…향후 신제품 확보 '난망'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 등의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함에 따라 AI 시장을 주도하려 했던 중국의 야망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은 그간 엔비디아 등의 반도체를 중국의 국가 전략적 기술인 AI 개발에 사용해왔으나, 이번 수출 금지 조치로 최첨단 AI 반도체를 확보할 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전날 엔비디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미 행정부가 자사 제품인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인 A100(코드명 암페어)과 H100(코드명 호퍼) 등의 중국·홍콩 수출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엔비디아 경쟁사인 AMD의 AI용 GPU인 'AMD 인스팅트(Instinct) MI250'의 중국 수출도 막았다.
이중 A100은 2020년 출시돼 데이터센터에서 까다로운 AI 계산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H100의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으로, 올 연말께 출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100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빅테크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쓰고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AI 알고리즘 훈련과 고성능 컴퓨팅 등에, 텐센트는 데이터와 영상 분석 등에 A100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AI를 가장 중요한 전략적 기술로 인식하고 국가적 지원을 하는 가운데 미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의 약점이 드러나게 됐다고 WSJ은 지적했다.
바로 AI 알고리즘을 프로그램하는 데 핵심인 최첨단 반도체를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업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고성능 AI 반도체 대신 수출 제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이 중국 기업들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단, 중국 현지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대체품이 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시장과 관계가 깊은 엔비디아로서도 이번 수출 금지 조치가 타격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 2022 회계연도 매출액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과 홍콩에서 발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애널리스트들과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매우 큰 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이번 수출금지 조치로 매출 4억달러(약 3천700억원)의 상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트루이스트증권은 AI 반도체의 중국 고객 상실로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매출의 10%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엔비디아가 이런 손실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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