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만원대 반등때 매도 우위…주가 하락에 저가 매수세 유입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주가가 다시 5만원대로 내려간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개인 투자자들이 한 달여간 1조6천억원 이상 사들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9월 2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1조6천1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로 개인 순매수 금액은 1조5천231억원이다. 즉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개미들이 코스피 매도 우위를 보인 셈이다.
이 기간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카카오뱅크[323410](3천204억원), 네이버(2천850억원), SK하이닉스[000660](2천253억원) 등 다른 순매수 상위 종목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가 6만원대를 회복한 지난 7월에는 1천16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올해 들어 처음 삼성전자 월간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에 주가가 다시 5만원대로 떨어지자 한 달 만에 다시 순매수 기조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 4일 장중 5만5천700원까지 낙폭을 키워 연저점을 찍은 이후 반등해 7월 29일 장중에 6만2천6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8월 들어 주가는 다시 하락해 6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 2일 종가는 5만7천500원으로, 7월 말 종가 6만1천400원 대비 6.35% 낮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6조6천5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금액에서 수량(2억5천73만4천650주)을 나눠 추산한 평균 매입 단가는 약 6만6천423원이다.
게다가 삼성전자 주가가 9만원을 돌파한 작년 초부터 개인 매수 행렬이 이어졌기에 주식을 보유한 많은 투자자가 손실권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가 5만원대로 내리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평균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이른바 '물타기' 기회로 보고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물타기는 주가가 내려갈 때 추가로 주식을 사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투자법을 말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안에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7월 초 이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 흐름에 반등했다.
그러나 8월에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화를 이유로 실적 부진을 예고하자 업황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해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엔비디아의 경우 2022 회계연도 매출액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과 홍콩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의 2분기 매출액은 38억달러였고, 여기서 중국 비중이 10%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으로의 수출 금지가) 약 4억달러 안팎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데이터센터용 GPU를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 업체들의 서버 투자가 위축되고, 국내 업체들이 집중하는 서버 D램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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