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영빈관 신축계획은 아직 없어…추후 가능성도
미군 반환부지 임시개방은 리모델링·부지정비 거쳐 확대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상황과 연계해 용산공원 조성계획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 변경 방향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관저 신축과 영빈관 설치 등이 함께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이 순차적으로 반환하고 있는 용산공원 부지는 부지 정비와 리모델링을 병행하며 대(對)국민 임시개방을 확대한다.
4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주요 사업별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용산공원 조성사업 지원'과 관련된 내년도 예산은 총 303억8천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올해(89억4천만원)와 비교하면 3.4배 증액된 규모다.
정부는 내년도 용산공원 사업 지원 예산 중 가장 먼저 '공원계획 수립' 항목에 8억6천만원을 배정했다.
이 예산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른 공원구역 변경 등 변화요인을 반영해 용산공원 조성계획 변경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국토부 용산공원추진기획단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은 공원 추진 방향과 관련해서도 큰 여건 변화 중의 하나"라며 "여건 변화에 따라 용산공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본계획 변경도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 3월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방침에 일각에서는 대통령 관저와 영빈관 등 청와대 관련 시설의 일부가 용산공원 계획구역 내에 설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토부는 일단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새 관저나 영빈관 등의 신축과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관저 등 대통령실 관련 시설의 설치 문제는 국토부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만약 향후에 그런 방향으로 결정이 난다면 그 이후에 실무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국토부는 대통령실 이전뿐 아니라 서울시가 지난 7월 발표한 용산정비창 부지 고밀개발 등의 상황 변화도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해 연계할 측면이 없는지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관련 내년 예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분 반환 부지 임시개방'(277억4천만원) 관련 항목이다.
국토부는 지난 2월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아 6월 시범 개방한 대통령실 남측의 장군 숙소와 스포츠필드 등 사우스포스트 구역 등 일부 지역을 리모델링과 부지 정비 등을 거쳐 국민에게 임시개방할 계획이다.
장군 숙소 부지에 있는 기존 건물들은 일단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며 잔디 광장 등 휴식 공간을 확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앞서 2020년 7월 일반에 개방된 서빙고역 인근의 주한미군 장교 숙소 5단지 역시 기존 건물을 그대로 두고 일부 건물은 리모델링해 전시관으로 꾸미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토부의 다른 관계자는 "시범 개방 기간에 소통우체통 등을 통해 접수된 국민 의견을 반영해 장군 숙소 내부를 실제 미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꾸미고, 용산공원의 역사를 설명하는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등 활용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용산공원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국민 소통 활동(8억1천만원), 용산기지 내 시설물 조사 등(3억원), 추진단 운영비 등(6억6천만원)의 항목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미군으로부터 반환받는 용산기지를 국민에게 일부라도 미리 개방해 체험할 기회를 주고 공원 조성과 관련한 논의의 장이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충분한 국민 소통과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용산공원을 민족성과 역사성, 문화성을 갖춘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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