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7위안 근접' 中위안화 약세에 한국 원화도 평가절하 압력

입력 2022-09-05 10:43  

'1달러=7위안 근접' 中위안화 약세에 한국 원화도 평가절하 압력
원/달러, 1,365원 터치 연고점 경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미국 달러화 초강세 속에 올해 초까지만 해도 다른 통화보다 선방했던 중국 위안화 가치가 최근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신흥국들의 통화도 추가 평가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위안/달러 환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월 말에도 달러당 6.4위안 밑에서 움직이며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4월 중순 이후 급격히 상승해 6.7위안 위로 올라온 뒤 지난달 말부터는 6.9위안까지 넘어섰다.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리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던 2020년 8월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까지 위안/달러 환율은 월간 기준 6개월 연속 올라 2018년 10월 이후 최장 기간 상승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재확산, 부동산 위기 고조, 외국자본 이탈 등의 악재를 고려할 때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을 터치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스웨덴의 스칸디나비스카 엔스킬다 은행(SEB)은 위안화 약세가 다른 국가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각국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에 나설 수 있다면서, 중국 인접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미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퍼 함말룬드 SEB 신흥국 수석전략가는 "위안화 추가 약세 전망 속에 다른 신흥국들도 통화가치 절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중국과 직접적으로 수출 경쟁을 벌이는 국가들이 가장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프랑스 IB 소시에테제네랄(SG)은 위안화 약세에 따라 가치가 내려갈 통화로 한국 원화를 비롯해 대만·태국·말레이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를 꼽았다.
SEB는 멕시코·헝가리·루마니아·터키 통화가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피닉스 케일런은 "최근 10년간 중국과 다른 신흥국 간 무역·금융 관계가 현저히 강화됐다"면서 "이로 인해 신흥국 통화가 중국 위안화와 탈동조화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120일간 역외 위안화 가치와 신흥국 통화 가치 간 상관관계는 2년 새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게다가 이번 주 발표될 8월 지표 가운데 중국 외환보유고가 줄고 수출은 둔화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차이신(財新)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위안화 가치 지지에 호재는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됐던 1,35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지속,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5일 한국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4원 오른 1,365.0원으로 개장, 4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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