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심사 신속 진행·감사인 감리 범위 차등화"
"내부회계 본격 감리 내년부터 순차적 실시할 것"
"가상자산 회계·감사 가이드라인 마련…제약·바이오 회계처리 지침도 곧 발표"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오주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중대한 회계 부정에 대해 사후 적발과 제재를 엄정하게 하겠다고 6일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회계 감독업무 운영 방향을 설명하면서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 김교태 삼정회계법인 대표, 박용근 한영회계법인 대표, 홍종성 안진회계법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중대한 회계 부정에 대해서는 사후 적발·제재를 엄정하게 하되 사전 예방적 회계 감독을 강화하겠다"면서 "리스크 취약 부문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재무제표 심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회계법인의 품질 관리 수준에 따라 감사인 감리 주기와 범위를 차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횡령 등 부정행위를 예방·적발할 수 있도록 내부회계관리제도 내실화를 통한 감시·감독 기능 강화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지난 3년간 계도기간을 거친 내부회계 본격 감리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차질 없이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복현 원장은 "올해 본격 도입되는 상장회사를 감사하는 등록회계법인에 대한 품질관리 수준 평가와 등록 여건 유지 여부 점검을 철저히 시행하겠다"면서 "품질 관리 수준 평가 및 감리 결과를 감사인 지정 인센티브는 물론 페널티와도 연계해 회계법인의 품질 관리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감사 절차를 간소화하되 감사 품질도 담보할 수 있는 소규모 기업용 감사 기준이 신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와 협력할 것"이라면서 감리·조사 기간을 원칙적으로 1년으로 한정하고 지정 감사인 감독 강화방안의 준수 여부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 회계 감독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이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후속 논의를 거쳐 회계·감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공론화할 예정"이라면서 "제약·바이오 회계 처리 지침도 실무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 이후 취재진이 '중대 회계 부정에 대한 제재 강화 방안'에 대해 묻자, "회계법인이 감사 과정에서 적정한 체크가 안 됐다면, 누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강력한 과징금 등을 부과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회계 가이드라인 마련과 관련해 이 원장은 "선진국에서도 가상자산과 관련한 회계 기준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황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체계에 편입된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정하는 데 시스템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특정 기업이 가상자산을 보유한 내역 등 투자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주식이나 기타 공시사항으로 공시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정책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지난 7월 발표한 감사인 지정제 개선방안에서 품질관리 전담 인력 요건을 강화하자, 일부 중소형 회계법인들이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특정 회계법인 같은 경우 거의 채용이 안 된다든가, 시행하더라도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는 의견 등이 있었고 일부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점도 있어서 잘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 같이 고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하반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 원장은 "검사 일정은 제가 오기 전에 이미 잡혀 있던 것이고,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일정을 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기검사에서 중점적으로 살필 사안에 대해선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시스템, 정보기술(IT) 문제도 있고, 왜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하는지 금감원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9일 한국투자증권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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