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감사 가능할지 의문…규정 위반시 함께 책임질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증시 상장 폐지를 피하려고 자사 감사를 의뢰하는 중국·홍콩 기업들을 주의하라고 미 회계법인들에 경고했다.
폴 문터 SEC 수석회계사 대행은 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최근 중국이나 홍콩에 있는 외국 상장사가 선임 감사관을 현지에 등록된 회계법인에서 미국이나 기타 지역에 있는 회계법인으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기업의 감사를 새로 담당하게 된 미국 등지의 회계법인이 현지 상황이나 언어를 잘 모르고 담당 기업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선임 감사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은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이 제출한 감사보고서가 정확한지 판단하려면 미 당국이 보고서를 작성한 중국 본토와 홍콩에 등록된 회계법인을 직접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회계조사권은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반대해 양국 간 논란이 돼왔다.
이에 미 의회가 2020년 말 미 회계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중국기업을 미국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했고 이에 따라 200여개 중국기업이 2024년 초 상장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앞서 미국의 회계 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지난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중국 재무부와 중국 회계법인의 자료를 받기로 하는 등 직접 조사를 위한 절차에 합의했지만 미측은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문터 대행은 "이 합의가 중요한 전진이긴 하지만 PCAOB가 합의된 절차에 따라 중국과 홍콩의 회계법인을 완전히 점검·조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불확실성 때문에 중국과 홍콩에 본사를 둔 특정 회사들이 PCAOB와 HFCAA에 따른 심사와 거래 정지 가능성을 피하려고 감사를 현지에 등록된 회계법인이 아닌 미국이나 기타 지역에 등록된 회계법인에 맡기려는 듯하다"고 밝혔다.
또 새로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들이 담당 기업의 자료와 정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PCAOB 규정에 따른 책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회계법인과 담당 기업 모두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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