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명확한 설명 요청"…앞서 우크라는 원칙적 찬성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원전 주변에 비무장 지대를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7일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IAEA에 보고서의 내용과 관련한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며 "보고서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내가 지금 (설명을 요구한 것이 어떤 것인지) 열거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명확한 설명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IAEA는 이달 초 잇단 포격 피해로 방사성 물질 유출 우려가 높아진 자포리자 원전을 사찰하고 나서 6일 그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사찰단은 원전 곳곳에 러시아군의 군사장비가 배치돼 보안시스템 작동을 방해하고 있으며, 원전의 외부 전력 공급 장치가 제 기능을 못 해 원자로 노심용융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원전의 안전을 위해 포격을 중단하고 주변을 비무장 지역으로 설정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일단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비무장 보호구역 설정 제안에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제안에 대한 응답을 내놓기보다는 보고서 내용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자국의 주장대로 원전에 가해진 포격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서방국들이 IAEA 원전 사찰단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리는 IAEA 사찰단에 포격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제공했다"며 "하지만 IAEA는 보고서에서 원전을 공격한 장본인으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다른 서방국의 도움을 받으면서 원전을 포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원전을 포격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러시아가 원전 단지 내에 중화기를 숨겨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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