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적자' 위험 현실화…한국 경제, 빨간불 켜지나

입력 2022-09-07 16:54  

'쌍둥이 적자' 위험 현실화…한국 경제, 빨간불 켜지나
한은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상반기 관리재정수지 101조원 적자
파죽지세 고환율, 고물가·경기 둔화 우려 확산…커지는 S공포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대외 여건 악화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상품수지가 10년 3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경상수지 적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예고된 재정수지 적자에 이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쌍둥이 적자'(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적자)가 발생하고 이는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경상수지 악화의 주요 원인인 고환율은 고물가를 심화시키고 기준금리 인상, 소비심리 부진 등을 유발해 경기 침체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불황)에 대한 불안도 키우고 있다.

◇ 상품수지, 10년3개월만에 적자…한은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억9천만달러(약 1조5천37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석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나 흑자 규모는 작년 같은 달(77억1천만달러)보다 66억2천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재화 수출입과 관련된 지표인 상품수지가 11억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7월 경상수지 흑자 감소 원인은 상품수지 적자 때문이다.
문제는 8월 무역적자가 94억7천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8월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8월 경상수지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수 밖에 없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는 산출 방식과 기관이 다르지만 상당 부분 겹친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8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서비스·소득수지도 봐야겠지만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아서 쌍둥이 적자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누계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1조9천억원이다.
재정수지는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앞으로 해외여행 등이 늘면 서비스 수지 등도 적자로 돌아서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간 경상수지가 흑자였기 때문에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경제의 부진 등으로 대중 무역수지가 개선될 가능성이 작아 내년엔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원/달러 환율, 13년 5개월만에 1,380원 돌파…물가 상승세 '부채질'
'킹달러'(달러 초강세) 상황에서 경상수지 악화는 원화 약세를 가속시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년 5개월 만에 달러당 1,380원마저 넘어섰다.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를 의미한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물가가 올라가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더 키울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7% 올라 7개월 만에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외식 등 개인서비스의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에너지 가격 등도 안심할 수 없어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고인플레이션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주요국 물가상승률이 올해 하반기 중 정점을 기록한 뒤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원자재 가격 반등 등으로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 고물가, 금리 인상·경기 둔화 압력으로 작용
물가 상승세는 현재 우려되고 있는 경기 둔화에 대한 압력을 가중한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는 현재 2.50%까지 올라왔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이자 부담을 키워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반면 고환율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수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일본 등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 나라의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로 국내에서 수출하는 물건값이 싸지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고환율로 수출 기업들이 사용하는 원자잿값이 급등하는 점도 문제다.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 자체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6% 늘어나는 데 그쳐 전월(9.2%)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경제동향'에서 "대외 수요가 둔화하며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며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파급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고환율이 고물가·고금리를 부르고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발표한 '스태그플레이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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