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30유로 패키지' 출시에 "소련", "가격 개입"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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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스페인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 유통업계가 생필품 특가 제품을 출시했다고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대륙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신음하는 가운데 나온 고육책인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장의 가격결정 과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과 함께 '공산주의 국가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슈퍼마켓 체인 까르푸는 이날 스페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필품 30개 항목을 한 데 모은 30유로(약 4만1천400원)짜리 패키지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까르푸는 통조림 요리, 파스타, 식용유, 커피 등 식료품이 담긴 이 상품의 출시 계획을 밝히며 "스페인 가정의 구매력이 강화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이는 급진좌파 포데모스 연합 소속인 욜란다 디아스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이 지난 5일 대형 유통업체들을 향해 "물가 상승률 완화를 위해 기본적인 상품들을 바구니에 담아 특가로 판매하는 데에 합의해달라"고 요청한 지 이틀 만이다.
디아스 장관은 이날 "빈곤층 가정이 건강한 식사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까르푸의 발표를 환영했다.
하지만 기업인연합회는 까르푸를 향해 "소련 같다"고 비난했고, 포데모스 연합과 연정을 구성한 사회당의 루이스 플라나스 농업부 장관도 "유럽연합(EU) 법률상 가격 통제는 '규제 시장'에서만 적용이 가능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농식품업계는 차라리 식료품 관련 세금을 감면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태다.
디아스 장관은 이런 비판에 대해 "가격 개입을 언급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소매업자와 소비자, 사용자단체간에 어떤 합의를 이루는 것은 완전히 합법적인 행위"라고 해명했다.
전날 정부도 "슈퍼마켓 업계를 향한 디아스 장관의 발언을 지지한다"며 일단 뒷받침에 나선 바 있다.
디아스 장관은 8일 까르푸 사측, 12일 소매업자 연합 및 소비자 단체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후속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까르푸는 지난달 프랑스에서도 정어리통조림과 쌀, 주방세제 등 100개 품목의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 정부는 유류비 환급과 가스·전기료 소비세 감면 등에 총 300억 유로(약 41조4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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