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일 촉매' 이용한 알데하이드 생성에 성공…친환경·경제적

입력 2022-09-09 08:00  

'불균일 촉매' 이용한 알데하이드 생성에 성공…친환경·경제적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서울과기대 공동연구진 연구…네이처에 게재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알데하이드'를 기존 공정보다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교 필립 크리스토퍼(Phillip Christopher) 교수와 노인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알데하이드 생산에 필요한 고효율 '불균일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촉매란 일반적으로 '반응 과정에서 소모되거나 변하지 않으면서 반응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물질'을 말한다.
촉매는 크게 균일 촉매와 불균일 촉매로 나뉜다. 균일 촉매는 반응물과 같은 상태(고체, 액체, 기체 등)로 존재하는 촉매이고, 불균일 촉매는 반응물과 다른 상태로 존재하는 촉매다.
그간 산업계에서는 '알킨 하이드로포밀레이션'(alkene hydroformylation)이라는 공정을 통해 알데하이드를 생산해왔다.
이 공정은 알킨, 수소, 일산화탄소에 촉매를 더해 알데하이드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때 촉매는 주로 로듐을 사용한다.
로듐을 사용하는 공정 과정에서는 반응물인 알킨, 수소, 일산화탄소와 촉매인 로듐이 모두 액체인 상태로 존재한다. 즉, '균일 촉매'가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화학산업에서 균일 촉매는 잘 쓰이지 않는다. 재활용이 어렵고 반응물과 분리해내는 과정이 복잡해 환경이 오염될 뿐 아니라, 공정 과정에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듐 균일 촉매는 다른 어떤 로듐 불균일 촉매보다 알데하이드를 효과적으로 생산해내는 장점이 있어 계속 사용돼 왔다.
문제는 로듐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로듐의 가격은 백금보다 약 16배 높아,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알데하이드 생산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재사용이 가능한 로듐 불균일 촉매를 수십 년간 찾아왔다.

이에 노 교수가 포함된 국제 연구팀은 불균일 촉매를 이용해 알킨 하이드로포밀레이션 공정을 완성할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로듐과 텅스텐이 단원자 쌍을 이루는 금속 고체 촉매를 만들었다.
기체 상태의 수소와 일산화탄소, 알킨의 한 종류인 에틸렌에 이 촉매를 반응시키자 텅스텐 단원자에는 에틸렌이 흡착됐다.
에틸렌은 로듐에 흡착한 일산화탄소와 수소에 반응하면서 기체 상태의 알데하이드가 됐다.
이 과정에서는 기존 공정의 문제 중 하나였던 '피독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피독 현상이란 반응물 중 하나인 일산화탄소가 촉매인 로듐 표면에 너무 강하게 흡착하면서, 다른 반응물과 촉매 간 작용이 이뤄질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노 교수는 "알데하이드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해롭고 재활용이 어려운 균일 촉매를 대체할 고효율 불균일 촉매를 세계 최초로 제시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zer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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