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계기에 7개월만에 대면…북핵 논의도 주목
(이스탄불 베이징=연합뉴스) 조성흠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7개월 만에 대면 정상회담을 한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두 정상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하는 기회를 활용해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날인 지난 2월 4일 베이징에서 회담한 지 7개월여 만에 재회하는 것이다.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13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이 양자 의제 및 주요 역내·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측은 상대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두 사안에서 자신들 반대편에 서 있는 미국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중국은 표면상 중립 노선을 철회하진 않되, 실질적으로는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중국은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식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며 "다가올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비판과 제재에 철저히 선을 긋는 한편, 전쟁의 주 원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에 있다는 시각을 드러내며 정치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했던 점을 상기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일관적"이라며 "우리는 관련 각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전투를 중단하고 각 당사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두루 고려한 방법을 최대한 빨리 찾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상응해 러시아는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 이후 미·중 갈등의 화약고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대만 문제에서 중국을 명확하게 지지할 전망이다.
그간 러시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하게 지지하면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도발이라고 비판하는 등 중국과 단결된 입장을 강조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떠오르는 초강대국 중국과 자원 대국 러시아가 '무제한적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를 저렴한 가격에 사들이며 이익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선 서방의 제제에 따른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숨통을 제공받는 것이어서 중·러 양국이 윈윈하는 경제 협력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활발히 논의된 중·러 간 극동지역 개발 협력도 의제 목록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 중·러 두 나라 정상은 제7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동시에 핵무기 사용 원칙 등을 법제화하며 핵 보유 의지를 한층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북한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어떻게 대응할지도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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